[한백 이야기] 2025년 건축영화 '브루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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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회 작성일 25-05-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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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5년 4월 23일 /
장소 : 광화문 씨네큐브 /
안녕하세요! 한백건축사사무소입니다
지난 4/23 한백 건축에서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나들이나 식사가 아닌, ‘건축사사무소다운 감성 충전’의 시간으로 <브루탈리스트>를 관람하고 돌아왔어요.
최근 힘들게 마무리된 프로젝트도 있고, 개봉한지 오래되 곧 내릴 것 같아 급하게 관림이 결정되었어요.
평일 오후시간이라 각각의 업무 스케쥴이 있어서 희망자에 한해서 관람했답니다.

이번 관람에서 무엇을 감상하고 왔는지 궁금하시지 않나요?
영화관에서 본 것은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공간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였습니다.
그날의 감동과 생각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저희는 관람을 위해
광화문 씨네큐브 지하2층에 위치한 2관을 방문했습니다.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내부로 빛이 들어오는 공간도 있고,
다양한 작품에 관한 정보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모두 한 장씩 티켓을 받고, 상영 시작 10분 전 입장했습니다.

독립영화관이다보니, 일반 극장보다 작은 소규모 극장이었는데요.
오히려 큰 극장보다 더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좋은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러닝타임은 215분으로 1부, 2부, 인터미션으로 나뉘어있습니다.
중간에 15분 인터미션이 있어 공연처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마음도, 시선도 여유롭게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감상평에 앞서 간략한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전쟁의 아픔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유대인 건축가 ‘라즐로 토스’의 인생을 따라갑니다.
1부 - 육체적 생존의 고단함이 2부- 정신적, 사회적 싸움이 그려지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꿈을 되찾기 위해
막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라즐로에게 한 사업가의 후원이 찾아오고
다시 건축가로서의 길이 열리기 시작하죠.
하지만 이는 단순히 '짓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이해관계와 감정, 사회적 벽이 그를 다시 흔들어 놓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라즐로 토스의 인생을 마치 거대한 콘크리트처럼
천천히 묵직하게 쌓아나가는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루탈리즘(Brutalism)’은 프랑스어 béton brut(거친 콘크리트)에서
유래한 건축 사조로 20세기 중반 유럽에서 시작됐습니다.
전후 재건기, 기능성과 공공성을 중시하며 등장한 이 스타일은
재료의 본질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데요.
콘크리트 벽, 노출된 구조체, 단순하고 직선적인 형상이 특징이며
특히 사회적 메시지를 담기 좋았기에 정부청사, 주거복지시설 등 공공건축에서 자주 활용되었죠.
하지만 너무 냉혹하고 폐쇄적이라는 비판도 받아온 만큼
‘브루탈리즘’은 사랑과 혐오를 동시에 받는 아이러니한 스타일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건축 영상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한 건축가의 삶을 따라가며 ‘건축’이라는 매체를 통해
‘존재’와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라즐로 토스는 유럽에서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건축가입니다.
그는 이민자이자 아웃사이더로서 사회의 바깥에서 자신의 철학을 관철해 나가죠.
그의 작품은 마치 자신이 살아온 삶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재료 그대로를 사용해 거칠고 묵직한 존재감을 남깁니다.
라즐로의 건축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떤 방식으로 그 사회 속에서 해석되며
결국 어떻게 부서지고 남겨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이는 인물의 내면이자 시대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라즐로의 철학은 브루탈리즘의 정수입니다.
그의 철학은 건축뿐 아니라 삶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기억마저도 노출시킨 채 살아가는 모습은,
노출 콘크리트 건물의 표정처럼 거칠고도 진실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실성은 세속적 성공과 충돌합니다.
후원자와의 관계 아내 에르제벳과의 감정선은
이 ‘진실한 건축가’가 결국 세상과 어떻게 타협하고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키가 됩니다.


